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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해외축구] 벤투도, 황선홍도 탐낸 '스피드'... 2선 비밀병기 '또' 있다2022-06-08 00:33

지난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엄원상."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 크게 아쉬운 게 사실입니다."

엄원상(23·울산현대)을 A대표팀에 보낸 황선홍(54)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아시안컵 명단에 엄원상을 발탁하고도, A대표팀의 뒤늦은 '대체 발탁'으로 엄원상과 동행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엄원상은 황 감독의 부름을 받아 AFC U-23 아시안컵이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황희찬(26·울버햄튼)이 A매치 4연전 중 첫 2경기를 치르고 군사훈련에 입소하게 되면서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엄원상을 대체 발탁했다. 엄원상은 우즈베키스탄행 비행기 대신 파주 NFC로 향해 A대표팀에 합류했다.

황 감독 입장에선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 가뜩이나 U-23 대표팀은 마땅한 평가전 기회도 없었던 데다 소집 기간도 짧았던 터라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던 엄원상이 절실했기 때문. 그가 지난달 협회를 통해 "엄원상이 U-23 대표팀의 주축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래도 황 감독은 엄원상의 A대표팀 차출 요청에 결국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연령별 선수들이 A대표팀 경험을 통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황선홍호에는 양현준(20·강원FC)이 대체 발탁돼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했다.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정식 대회에 참가하려던 선수를 평가전에 대체 발탁한 건, 그만큼 벤투 감독 역시 엄원상의 재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20년 11월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에서 처음 엄원상을 발탁했다. 꾸준하게 벤투호에 승선한 건 아니었고, 소집되더라도 후반 막판에야 교체로 투입되는 정도였지만 올해 울산으로 이적한 뒤 그야말로 맹활약(15경기 6골 4도움)을 보여주면서 재부름을 받았다.

지난 2일 브라질전에선 벤치에 앉았지만 끝내 교체 출전의 기회가 돌아오진 않았다. 대신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전에선 후반 31분 교체로 출전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엄원상에겐 통산 세 번째 A매치 출전이었는데, 특히 그는 투입 5분 만에 자신의 최대 강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경기장을 찾은 4만여 관중들을 열광케 했던 순간이기도 했다.

한국 진영 깊숙한 곳에서 공을 잡은 그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스피드로 직접 속공에 나섰다. 뒤쫓던 칠레 수비와 거리가 점점 멀어질 정도의 스피드였다. 하프라인을 넘어선 뒤 상대 수비와 맞선 상황에선 공을 먼저 차고 오롯이 자신의 스피드만으로 상대를 따돌렸다. 마지막 크로스가 수비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삼켰지만, 이른바 '스피드 레이서'다운 강점을 충분히 보여주고도 남은 장면이었다.

짧은 시간이나마 눈도장을 찍은 데다, 황희찬이 3주간 군사훈련 입소를 위해 대표팀에서 떠난 만큼 엄원상 역시 제대로 된 '시험대'에 오를 기회를 받게 됐다. 마침 칠레전에서 선발로 나섰던 동갑내기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이 크게 주목받는 등 벤투호 공격진에 경쟁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도 그에겐 긍정적인 요소다. 6월 남은 A매치는 10일 파라과이전(수원)과 14일 이집트전(서울) 2경기. 황선홍 감독도, 벤투 감독도 탐을 내는 이유를 스스로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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