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리그에서 뛰며 활력을 불어넣는 해외파 구자철, 김영권, 이명주, 이승우(왼쪽부터).
김영권 시작, 이승우·구자철 입성 웬만한 해외리그 못잖은 환경에 최고 연봉 보장·안정적 생활 매력 스타들 누비며 ‘흥행 순풍’ 기대
프로축구 K리그는 최근 스타플레이어의 부재로 고민해왔다. 태극마크를 달 정도의 리그 정상급 선수들 대부분이 줄지어 해외무대에 도전하다보니 꾸준한 흥행 동력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세계 최고 무대를 향한 꿈, 더 좋은 대우를 찾아가는 선수들을 막을 수도 없는 게 현실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조금 달라진 기류가 감지된다. 굵직한 이름값의 해외파들이 반대로 한꺼번에 K리그로 돌아오고 있어서다.
올해만 해도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32)이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고 처음 K리그에 발을 내디딘 것을 시작으로 공격수 이승우(24·수원FC)와 미드필더 이명주(32·인천)가 순서대로 K리그에 입성했다. 여기에 지난 22일에는 유럽에서 잔뼈가 굵은 미드필더 구자철(33)까지 친정팀 제주 유나이티드 입단을 확정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해외파들이 K리그를 찾는 달라진 트렌드를 두세 가지 측면으로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K리그 환경이 웬만한 해외무대 못지않을 정도로 달라졌다는 시각이 있다.
아시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경기력에 경기장뿐만 아니라 대우도 부족함이 없다. 예컨대 김영권은 일본 J리그에서 받던 몸값을 국내에서도 보장받았고, 이승우는 소속팀에서 최고 연봉을 수령하고 있다.
축구선수들의 ‘엘도라도’라 불리던 중국 슈퍼리그가 최근 전체 구단의 70%에서 임금 체불 사태가 일어나고, 임금 삭감에 나서면서 매력을 잃은 것과 비교된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비상시국에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K리그가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국내 역시 오미크론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의료 붕괴를 걱정했던 다른 국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해 프랑스 몽펠리에를 떠나 울산에 입단한 윤일록(30)은 “경기장과 훈련장 외엔 외출이 힘들었다. 내가 상상하던 해외 생활이 아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직 축구선수로서 전성기를 누릴 30대 초반 선수들도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K리그로 향한다.
세계 최고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뛴 ‘쌍용’ 기성용(32·서울)과 이청용(33·울산)이 2020년 K리그에 복귀한 것이 릴레이 귀환의 스타트가 됐다.
달라진 위상의 K리그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뛴 것으로 화제를 모았던 백승호(25·전북)와 이승우 모두 유럽리그에서 침체기를 걷다 K리그에서 재기를 노리는 케이스다. 백승호는 전북에서 출전시간이 늘어나며 재평가되고 있다.
해외리그에서 뛰다 돌아온 선수들은 K리그에서 그만큼 큰 부담감과 싸운다. 흥행카드로 리그뿐 아니라 성적 향상을 기대하는 팬들의 큰 관심을 받는다. 일단 출발은 좋다. 아예 K리그 경험이 없던 김영권과 이승우도 빠르게 적응 중이다. 김영권은 개막전에서 완벽한 수비 솜씨와 빌드업 능력으로 찬사를 받았고, 이승우는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지만 자신만의 장기를 충분히 보여줬다. 오랜만에 K리그로 돌아온 이명주도 특유의 패스 능력으로 갈채를 받았다. 구자철까지 올해 우승에 도전하는 제주에 힘을 불어넣는다면, 코로나19로 한풀 꺾인 K리그 인기도 모처럼 흥행 순풍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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