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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국내축구] '인간적'인 감독은 슈틸리케로 족하다…'전략가' 클린스만이 보여야 한다2023-03-01 01:55
▲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AFP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한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전력강화위원장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새로운 수장이 오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원칙과 확실한 축구 철학으로 16강에 오른 뒤라는 점에서 기대감과 걱정이 교차하는 느낌이다.

독일 축구의 상징이었던 위르겐 클린스만(59)이 태극전사들을 지휘하게 됐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독일을 이끌고 4강에 올랐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미국을 앞세워 16강에 오르며 일단 A대표팀으로는 성과를 내는 지도자였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이나 헤르타 베를린 등 클럽팀에서는 역량을 의심받았다. 특히 헤르타에서는 부임 3개월 만에 사임, 그것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리는 기행을 펼쳤다. 여러모로 클린스만의 행동은 감독이라는 위치가 주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행동이었다.

물론 클린스만의 행동은 한국적 관점에서는 이해되기 어렵다. 그래도 경기 내용과 성적으로 답을 한다면 나머지 것들은 이해가 될 일이다. 그런데도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전력강화위원장의 선임 기자회견에서는 클린스만이 어떤 축구를 원하고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나 철학이 보이지 않았다.

뮐러 위원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클린스만의 선임을 두고 "클린스만이 한국을 상당히 원했다는 점이다. 관심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과 함께 성공하고 싶은 마음도 확인했다. 단순한 축구 감독이 아니라 관리자의 역할에 상당한 동기부여가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예를 들면 감독을 매니저라고 부른다. 큰 그림을 그리고 상황을 제어해야 한다. 특히 코치와 협업해야 한다"라며 한국에 관련한 직간접적인 경험이 인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간적인 면을 더 많이 봤다며 "축구는 전술이 전부가 아니다. 선수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야 하고, 어떻게 스타 선수를 관리하는지 알아야 한다. 여러 요소 속 팀 조직력을 이뤄야 한다. 전술만이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뮐러 위원장은 한국에 클린스만이 애정이 있기에 올 수밖에 없었다는 말만 반복했다. 클린스만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어떤 전략과 색깔로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상당히 미흡했다. 클린스만으로부터 제대로 의지를 들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2018년 김판곤 당시 감독선임위원장이 벤투 감독을 영입하면서 제시한 것은 빌드업에 기반한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축구였다. 철학이 확실한 감독이었고 이를 그대로 밀고 나갔다. 고집이 있다고 비판받으면서도 명확했던 철학 덕분에 대표팀은 흔들림 없이 수학했고 16강이라는 성과물을 만들었다.

인간적인 면이 좋다는 것은 이미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울리 슈틸리케가 증명했다. 감성적인 접근에 어설픈 한국어로 대외 이미지는 높였지만, 정작 경기력이나 전술-전략으로 무엇을 보여주지는 못했고 결국 한국과 인연이 끝났다. 좋은 성품의 감독은 슈틸리케 한 명으로도 충분했다.

선임 과정에서 위원들은 통보만 받고 끝났다. 뮐러 위원장은 모두가 동의했다고 했지만, 갑자기 후보가 낙점됐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위원이 누가 있었을까. 제대로 회의도 하지 않고 감독이 가진 훈련 프로그램이나 선수와의 소통법, 코칭스태프 수준 등 노하우라도 알고 동의해줬다면 억울할 것도 없었다. 거꾸로 낙점한 뮐러 감독은 2일에야 클린스만을 만나러 미국으로 떠난다. 상황이 이상해도 한참은 이상한 구조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이 입국한 뒤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면 또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선임을 결정한 위원장이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시작부터 감독이 팬들의 불신을 안고 시작한다는 점에서 걱정이 크다. 클린스만이 카타르 월드컵 동안 기술연구그룹(TSG)으로 활동했다고는 하나, 벤치에 있는 감독의 대응과 관중석에서 TSG 일원으로 활동하며 해석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에서 지도력 공백에 대한 우려를 확실하게 지울 필요가 있다.

축구협회 역시 뮐러 위원장 뒤에서 명확한 메시지 전달 없이 지켜만 보고 있다. 누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지도 알기 어렵다. 대회 메시지를 내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 이미 정몽규 회장의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입성 실패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도 없는 상태에서 담대한 자세나 비전 제시는 더 보기 어려워졌다.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는지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감독 선임 과정마저 불투명하게 비쳤다.

'인간적'인 클린스만보다는 세계 축구 경향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경기력을 올리는 '팔색조' 클린스만이 필요하다.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축구협회가 보고 싶은 것은 사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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