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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내야구] "KIA 선수들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았다"…아찔했던 사구, 애틋했던 사과2022-09-07 00:53
▲ kt 웨스 벤자민(오른쪽)이 4일 광주 KIA전 도중 나성범에게 사구를 던진 뒤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타자가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kt 위즈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29)은 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도중 아찔했던 일을 겪었다. 자신이 던진 공이 포수 장성우의 미트로 도착하지 않고, 타자 나성범의 머리로 향하면서 큰 부상이 나올 뻔했다.

모두를 놀라게 한 장면은 1-1로 맞선 3회말 나왔다. 2사 1·2루로 몰린 벤자민은 직구로 초구를 택했다. 시속 144㎞의 빠른 볼. 그런데 이 공이 나성범의 헬멧을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피할 겨를도 없던 나성범은 잠시 타석 뒤편으로 물러나 숨을 고른 뒤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물론 이 순간 놀란 이는 나성범만은 아니었다. 공을 던진 벤자민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구 직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벤자민은 곧바로 사과를 표했다. 이어 나성범에게 다가가 재차 미안한 마음을 전달했고, 등을 토닥이며 한 번 더 상태를 물었다.

다행히 큰 부상을 피한 나성범은 벤자민의 사과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또, 벤자민의 등을 두드리며 괜찮다는 의사를 표현했고, 벤자민은 KIA 벤치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한 차례 더 진심을 표현한 뒤 규정을 따라 자동퇴장 조치됐다.

이날 경기 이틀 뒤인 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벤자민은 "타자가 바깥쪽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아서 포수가 몸쪽 높은 공을 요구했다. 그런데 공이 빠지면서 나성범의 머리로 향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무엇보다 나성범의 상태가 중요했다.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었다. 다행히 나성범이 괜찮다고 말해줬고, 웃으면서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kt 웨스 벤자민이 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수원, 고봉준 기자



사실 몸 맞는 볼은 야구에선 종종 일어나는 상황이다. 헤드샷 사구 역시 마찬가지. 그러나 이날 벤자민의 태도는 진심 어린 사과를 여러 차례 담아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었다.

벤자민은 "야구도 중요하지만, 나는 누구도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 뒤 "KIA의 경우 얼마 전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사구로 오랜 기간 자리를 비우지 않았나. KIA 선수들에게 같은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고 계속해 고개를 숙인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2⅔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물러난 벤자민은 남은 이닝을 벤치 뒤편에서 지켜봐야 했고, kt는 벤자민의 조기강판에서 6-2 승리를 챙겼다.

벤자민은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그날 컨디션이 좋았는데 내 실수로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고 당시 감정을 회상했다. 이어 "그래도 선수들이 잘 버텨줘서 이날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 불펜투수들에게 고마운 마음뿐이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올 시즌 부상으로 빠진 윌리엄 쿠에바스를 대신해 6월부터 kt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고 있는 벤자민은 끝으로 "내가 던지는 날 언제나 kt가 이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또, 가을야구에서도 꼭 필요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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