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김시앙./사진=김동윤 기자키움 히어로즈의 포수 김시앙(21)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깜짝 승선했다. 주전 포수 이지영(36)의 체력을 고려한 결정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월 31일 오후 키움과 SSG 랜더스의 2022년 한국시리즈 엔트리 30인 명단을 발표했다. 키움은 포수 김시앙이 외야수 박찬혁(19)을 대신한 것을 제외하면 플레이오프 엔트리와 명단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엔트리 발표 앞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엔트리 구성에 대한 물음에 "많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피로도가 가장 높은 선발 투수와 포수 쪽에서 고민이 있었다. 선발 투수는 흐름이 괜찮고 중간 투수는 기용하지 않은 선수도 많아서 (마운드는) 변화를 주지 않기로 했다. 반면 포수 쪽은 이지영이 거의 풀타임을 뛰어서 한 명을 더 추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베테랑 투수 정찬헌(32)과 한현희(29)가 엔트리에서 빠진 것은 다소 의외다. 이말인즉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와 투수진에 피로가 쌓였음에도 두 사람이 선발과 불펜 모두에서 활용 가치가 낮다는 것을 뜻한다. 선발은 안우진(23)-에릭 요키시(33)-타일러 애플러(29) 3인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 준플레이오프 전까지는 3선발조차 불안했지만, 애플러가 포스트시즌 3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29로 호투하며 걱정거리를 덜어줬다.
그보다 걱정한 것은 주전 포수의 체력이었다. 이지영(36)은 시즌 초 박동원(32·KIA 타이거즈) 이적으로 키움 입단 3년 만에 주전 포수로 올라섰다. 만 36세의 나이에도 포수로서 정규시즌 994⅔이닝(리그 2위), 가을야구에서 9경기 81이닝 중 80이닝을 소화했다. 타격 성적 역시 녹슬지 않아서 포스트시즌 타율 0.343(35타수 12안타) 1타점 1도루로 준수하다. 실로 철인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모습이지만, 키움으로서는 체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지영의 체력 안배 외에 김시앙을 추가하면서 얻는 이득은 한 가지 더 있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홍원기 키움 감독은 대타 작전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주로 유격수 신준우(21)나 이지영의 타석에서 일발 장타가 있는 김휘집(20), 전병우(30), 임지열(27) 등을 내보낸다.
이지영./사진=키움 히어로즈 아쉬운 것은 이지영의 타석에서 대타를 쓰면 그 다음 타석부터 정규시즌 타율 0.207의 김재현(29)이 나와 타격에서 기대치가 현저히 낮아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수비가 탄탄한 김시앙이 있다면 키움은 경기 막판 대타 작전을 한 번 더 구사할 수 있다. 후반 변수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물론 대타 찬스를 하나 더 늘리는 패로만 기대되는 것은 아니다. 김시앙은 광주대성초-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9순위로 지명됐다. 타격보다는 프레이밍, 블로킹, 투수 리드, 도루 저지 등 수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포수다. 그가 경기에 나섰을 때 가장 기대되는 점은 박동원도 칭찬했던 도루 저지다. 과거 박동원은 "(김)시앙이와 캐치볼 할 때 공에서 힘이 느껴졌다. 내가 그 나이 때 시앙이처럼 던졌으면 어땠을까"라고 칭찬했었다. 김시앙의 강한 어깨는 최지훈, 추신수, 박성한 등 발 빠른 선수가 많은 SSG를 저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의 배려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선수단과 전 경기 동행하며 쌓은 경험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더그아웃에 들어가진 못했지만, 엔트리에서 제외된 선수 중 유일하게 포수 바로 뒤편 관중석에서 전력분석원들과 함께 경기를 봤다.
KT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김시앙은 "감독님이 '밖에서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거다'라고 말씀하셨는데 확실히 다르다. 볼 배합이나 포수가 보는 시점에서 타자의 반응이라든지 그런 것이 잘 보인다"면서 "지금 이렇게 동행하는 것만 해도 정말 좋은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이후에도 출전은 기대하고 있지 않지만, 이번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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