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저지./AFPBBNews=뉴스1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와 애런 저지(30·샌디에이고)가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아메리칸리그 MVP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저지는 9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134경기 타율 0.302, 55홈런 118타점, 16도루, OPS 1.092를 마크 중이다. 예년 같으면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한다 해도 별 무리가 없었을 것이다. 저지 외에는 아무도 40홈런 고지조차 밟지 못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홈런 페이스 덕분이다. 134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저지는 66홈런 페이스로 메이저리그 역대 9번째 60홈런 시즌에 도전 중이다.
역대급 시즌에도 베이브 루스 이후 약 100년 만에 투타겸업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는 오타니의 존재가 있어 MVP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오타니의 MVP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100년 만의 투타겸업이 이미 5명의 타자(배리 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로저 매리스, 베이브 루스)가 8번이나 만들어낸 60홈런 시즌이 특별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오타니만 힘든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지의 도전 역시 만만치 않은 난도를 자랑한다.
MLB.com은 "쉬운 60홈런 시즌은 없다"면서 "저지는 아마 본즈의 73홈런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맥과이어와 소사에도 도달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가 어찌 됐든 어떤 면에서는 저지의 60홈런 도전이 그 전에 나온 60홈런 시즌보다 훨씬 더 인상적"이라고 주목했다.
이유는 무려 8가지나 됐다. 첫 번째 이유는 1927년 60홈런을 친 루스는 최고의 상대와 경쟁해서 얻어낸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MLB.com은 "한 시즌 60홈런 이상을 친 5명의 선수 중 루스는 유일하게 메이저리그에서 인종이 통합되기 전에 야구를 했다. 그가 마주한 투수들은 거의 대부분 미국 태생의 백인이었고, 같은 해 니그로리그에 있던 사첼 페이지 같은 스타 투수들이 의도적으로 제외됐다. 그들을 상대하지 않은 것이 루스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들을 상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저지가 더 많은 투수들을 상대한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 MLB.com에 따르면 1927년의 루스는 시즌 내내 67명의 투수를 상대했고, 1961년의 매리스 역시 101명을 상대했다. 반면 저지는 55홈런째를 기록한 루이 발랜드(미네소타)가 225번째 상대한 투수였다.
마주한 투수의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같은 투수를 자주 볼수록 그들의 공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MLB.com은 "저지가 비디오나 현대 스카우트 보고서의 혜택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타순이 3바퀴째 도는 것에 대한 불이익이 익숙함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1927년 양키스가 1년 내내 10명의 투수만 사용했던 것처럼 루스는 1년 내내 같은 투수들을 상대했다"고 주장했다.
오타니 '투타겸업'만 힘드나, 저지 '60홈런' 도전도 만만치 않다 세 번째, 네 번째 이유는 연결돼 있었다. 선발 투수들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던 지난날과 달리 현대 야구에서는 선발 투수가 점점 줄어들고 역할도 축소됐다. MLB.com에 따르면 저지는 커리어 동안 투수와 처음 마주했을 때 0.526이었던 장타율이 세 번째 마주했을 때 0.664로 치솟았다.
다른 전설들도 마찬가지여서 1927년 루스는 한 경기에서 4번째 만난 선발 투수에게 12개의 홈런을 쳤다. 1999~2001년의 소사는 5개, 2001년의 본즈는 4개를 쳤다. 하지만 올 시즌 저지가 4번째 타석에 들어설 때까지 선발 투수가 마운드에 남아있는 경우가 단 두 번에 그쳤다. 그리고 그 두 번 모두 사이영상 3회 수상자 맥스 슈어저(38)였다. MLB.com은 이 점을 지적하면서 "저지가 루스와 같은 환경이었다면 80홈런 시즌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올해가 특별히 홈런이 많이 나오는 시즌이 아닌 것이 다섯 번째였다. MLB.com은 "2022시즌 메이저리그는 장타율 0.395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 30년 동안 두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가장 많은 홈런이 쏟아졌던 2019년보다도 약 2300개가 모자란다"면서 "지난 8번의 60홈런 시즌 중 소사가 3차례 기록했는데 3번 모두 그해 홈런 1위는 되지 못했다. 그에 비해 올해 저지는 소사의 기록을 넘어서지 못하더라도 확실하게 1위라는 것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여섯 번째 이유는 다른 선수들보다 많은 이동 거리로 인한 체력 소모 때문이었다. MLB.com에 따르면 올해 저지와 양키스는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32755마일을 이동해 8960마일을 이동한 1927년 루스의 3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다른 전설들이 60홈런을 기록한 그 해에 신생팀이 늘어난 것이 일곱 번째였다. 매리스가 61홈런을 친 1961년에는 LA 에인절스와 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했고 소사가 66개, 맥과이어가 70개를 친 1998년에는 탬파베이와 애리조나가 합류했다. 신생팀은 아무래도 전력이 약할 수밖에 없어 홈런 생산에도 유리했다는 것이 MLB.com의 주장이었다.
투수들의 수준이 이전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 마지막 이유였다. 루스가 있던 1927년까진 갈 필요도 없이 당장 15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도 패스트볼의 구속은 훨씬 빨라졌고, 변화구 구사율은 크게 늘어났다. MLB.com은 "양키스 선배 루스와 매리스는 각각 60, 61개의 홈런을 쳤다. 하지만 핀스트라이프(양키스 유니폼)와 홈구장 이름이 유사할 뿐, 저지의 60홈런 도전은 (그들에 비해) 매우 다양한 이유에서 더 어렵다"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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